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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그리스

황홀이라더니,
어슴푸레하고 흐릿한 것이 황홀이라더니
어떤 불편함, 돌이킬 수 없는 잘못
변명할 길 없는 상처
내 마음이 토해낸 부유물이
소금도 맞고 햇살도 받고 이리저리 돌고 또 돌아
화석처럼 굳었는데
빛도 아니고
보향도 아니고
어떤 불편함, 돌이킬 수 없는 잘못
변명할 길 없는 상처
어찌 못할 번민의 덩어리가 되어
이루어진 심신
역한 냄새 애써 감춰가며
지켜야 할 향도 없이
떼밀려 갈 해변도 기꺼이 앗아갈 손길도
녹여줄 숨결도 없이
어슴푸레하고 흐릿한 것이
정처도 없이

 

 

/2016. 8. 8.
/2018. 10. 17.

 

 

 

무치

데.호따.무치

2 thoughts to “앰버그리스”

  1. 내 마음이 토해낸 부유물이 화석처럼 굳어
    떠돌고 또 떠돌았는데….

    뜨끔 뜨끔입니다.
    제 부유물의 화석은 어디로 떠돌고 있을까요.
    샤프로 꾹꾹 눌러 썼어요. 제가 글씨 쓸때 좀 눌러 쓰는 버릇이 있답니다.^^
    그래서 뒷장은 항상 자국이 뚜렷해요. 고치려 해도 안되네요.

    그런데 이 시간에 스며드는 고추장 찌개 냄새는 뭘까요. ㅠㅠ 배고픈데..

    1. 어릴 적 받아쓰기 생각이 나네요.^^
      쓰거나 지울 적에 종이가 찢어지기도 하던.
      그 모든 상심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되었을지요……
      어떤, 누군가의 부유물은 향을 만들어내고 지키는데
      그렇지 못한 이의 어설픈 번민이었지요.

      군대 시절 짜장면, 컵라면 생각나는 것도 비슷한 느낌,
      멀고 아득할 수록 짙은 냄새의 유혹이 강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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