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 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난 금요일이었다. 모처럼 친구와 점심을 먹었다. 이 친구와의 식사에 있어 나는 선택권을 전혀 갖지도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가 음식점을 잘 아는데다 잘 아는 그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랬다.
어제는 초량의 중국집과 송도의 어떤 식당을 내게 말했다. 내심 나는 모처럼 초량엘 가고 싶었지만 그가 송도를 가고 싶어하는 눈치여서 좋으실대로 하라 했더니 송도를 택했다. 모처럼 가보는 송도, 고등학교 시절 옛친구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느 정류소에서 내려 한산한 골목길로 들어섰는데 다마스 한대가 서 있었고 우리를 보더니 도움을 청했다. 몹시 좁고 가파른 비탈길에 주차를 했다가 가려는데 한쪽 바퀴가 바닥에 닿지 않은 상태가 되어 헛도는 상황이었다. 운전자와 다른 한 사람이 있었는데 우리더러 뒷쪽 짐칸에 좀 타 달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두 사람이 타면 그 무게로 바퀴가 닿을까 기대하는 것이었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