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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빌린 시집 外

프로스트 시집을 빌려 오려 했는데 알고보니 ‘미국 대표시선’으로 지은이는 ‘프로스트 外…’였습니다. 초겨울의 공원 벤치에서 잠시 책을 펼쳤는데 포우가 나와서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늘 列의 外인 사람이다 보니 外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좀 더 읽어보니 순간의 실망보다는 처음 보는 이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월러스 스티븐즈는 선시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에즈라 파운드의 삶이 두 줄로 축약되어 실려 있었고 하와이에 사는 재미교포 시인의 결혼 이민사에 관한 시에도 눈이 갔습니다. 잘못 빌린 시집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다른 세계를 아주 조금 엿본 것이겠지요. 그럼 얼마나 많은 잘못들이 내 뒷전에 내 안에 박혀 있었는지 다시 또 생각합니다. 잘못 간 길, 잘못 쓴 시, 내 짧은 걸음들이 만들어낸 숱한 잘못질들에서 그런 이적이 있기를 바랄 수는 없겠으나 에이드리엔 리치의 이야기는 적이 위로가 되었지요. 당신이 멈춰선 그곳은 당신만큼 헐벗고 읽을 만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기에 당신이 이 시를 읽는다는 걸 난 압니다.+ 어쩌면 가지 않았을 길,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질 수는 없지만++ 짙은 청바지 같은 표지를 지닌 잘못 빌린 시집이 그 바깥의 내게 말해주었어요.

 

+헌사, 에이드리엔 리치.
++프로스트.
/2015.12.06. 23:47

 

雜音으로 내리는 비

레코드판을 따라 음악은 흘러간다. 추억 같은 흠집, 흠집 같은 추억이 잡음으로 돌아가고 있다. 낡고 오래된 복사판 레코드 위에 떨어지는 비, 레너드 코헨의 ‘Famous Blue Raincoat’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뮤즈는 죽은 지 오래, 잡음처럼 비가 내림을 나는 알고 있다. 낡은 필름 위에 내리는 비, 잡음처럼 내리는 비, 조잡스런 색채로 연출되는 비극 속에서 비는 내린다. 너는 누구인가, 어두운 오후의 실내에 비가 내린다. 지금껏 들어왔던 모든 다른 소리는 그 잡음을 위한 배경음이 되었다. 나는 잡음을 향하여 마음을 집중시킨다.
머리카락은 결코 젖어드는 법이 없지만 너는 누구인가, 잡음처럼 비가 내린다. 레코드판을 따라 음악은 흘러간다. 내가 가진 책들은 닳아 없어졌다. 기억은 보다 거대한 망각을 위한 장치, 내몰린 세포들의 아우성처럼 잡음이 들린다.
잡음이 음악이다. 번잡한 시장을 지나가는 소리들, 툴툴거리는 먼지투성이 삼륜차의 경적 소리, 물건값을 깎는 소리, 무엇인가 삐걱대는 소리, 칼질하는 소리, 다투는 소리, 곡마단의 나팔 같고 북 같은 소리를 나는 듣고 있다. 그 소리는 아득하게 나를 일깨운다. 아니, 나를 좀더 먼 곳으로 몰아세운다. 또 꿈을 꾸듯 혀를 깨물지 몰라. 또 꿈의 음악실에서 누군가의 손을 마주잡고 온 마음을 이어갈지도 몰라…… 낡고 오랜 복사판에 쏟아지는 비, 전기가 끊어져버린 침침한 오후에도 레코드판은 돌아간다. 잡음처럼 내리는 빗속에서.

고향의 강

미시시피 리버만 강이라더냐
나의 살던 고향에도 강물은 흘렀다네
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산을 끼고 꾸불꾸불 고향의 강+

세상에서 제일 넓은 강인 줄 알았고 제일 깊은 강인 줄 알았고 그 위에 걸린 볼품없는 다리가 금문교만큼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정월에 보름이면 강 건너 마을에도 깡통불이 피어올랐어요 천둥치는 날이면 이무기 강철이가 강둑을 흔들어대었지요 어머니 젊은 날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색소폰 소리가 강 건너에서 들려왔다지요 저녁마다 입 삐죽이며 밥 얻으러 다니던 맘보며 어느 겨울날 농약을 먹고 파닥대던 독수리며 한 많은 세상을 떠나고자 뛰어내렸으나 유유히 헤엄쳐 나왔다던 똥지게군 박군의 얼굴도 생각납니다 사촌 형님의 야전잠바를 끌어안고 보았던 눈 오는 날의 물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요

미시시피 리버에만 그리움 흐른다더냐
발가락 꼼지락거려 잡아내던 재첩처럼
더듬더듬 더듬수로 고향의 강 불러봅니다
진달래 곱게 피던 봄날이나 갈대가 흐느끼던 가을밤+이나
지금도 흘러가는 가슴속의 강+을 따라
보드라운 그 손길 그려봅니다

 
+고향의 강, 남상규

학생 애창 365곡집

낡고 낡은 음악책입니다. 음… 세광출판사 1976년 판이네요. 값 700원. 내가 좋아하는 뱃노래도 있고, 알지 못하는 구노의 세레나데도 있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의 우스쿠다라도 있고, 페르시아 시장의 꿈도 보입니다.
우아한 가곡과 세레나데가 흘러나오는 창문 앞을 지나면 라 쿠가라차의 행진도 있고, 라 스파뇨라의 애수도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냉면’의 추억도 있고, 중학교때 즐겨 불렀던 밀밭에서도 있습니다.(밀밭에서 너와 내가 서로 만나면 키스를 한다 해도 누가 알랴…)
라 쿰파르시타의 정열은 어디 있나요. 베사메무초의 꿈은 어디 갔나요. 빠리의 다리밑을 생각하고, 어찌 ‘제일 파프’ 파스 냄새가 나는 워싱턴 광장도 있습니다. 진주조개잡이의 아름다운 배꼽이 있고, 나 같은 케 세라 세라도 있습니다. Home to the green fields and me once again의 꿈의 그린 필드에서 고향과 사랑을 떠올립니다.(I only know there’s nothing here for me, nothing in this wide world…) 해는 져서 어두운데… 그것은 사무친 고향 생각이었고, 맥스웰 하우스 커피를 떠올리게 되는 홍하의 골짜기를 휘파람으로 불었습니다.
테네시 왈츠에 맞춰 통나무 같은 내가 춤을 출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금지된 장난의 클래식 기타 소리가 있고, 자나 깨나 너의 생각, 가슴 아픈 Flee as a Bird가 있습니다. 마이 보니를 bring back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만 알로하 오에의 산들바람 같은 꿈을 꿉니다.
Moon River가 중절모를 쓴 그림자로 흘러들어 옵니다. 국민학교때 정말 물고기의 추억으로 알았던 매기도 있고, 클레멘타인을 찾는 아버지가 있고, Der Tannenbaum과 Old Black Joe 같은 ‘교과서적인 분위기’도 찾을 수 있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위한 노래도 있고, Summertime의 진득한 꿈도 흐릅니다.
커다란 꿀밤나무 밑에서 “내 그대를 팔고 그대 나를 팔았네”가 아니라  그대하고 나하고 정다웁게 얘기합니다. 커다란 꿀밤 나무 아래서.
국민학교 때 무척이나 좋아했던 김대현의 자장가와 마치 교포처럼 고향을 둘러보는 상상을 했던 옛동산에 올라도 보입니다.(옛 시인의 허사인양 그 소나무는 ‘버혀지고’ 없습니다.)
하지만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면 신나게 해리 베라폰테의 마틸다를 불러 봅니다. 그렇지만 ‘환희의 송가’는 강한 일렉 기타의 ‘치유불능’으로 자꾸만 들립니다.
제임스 딘과 자이안트가 힘차게 울려퍼지면 환자는 사라지고 나는 열심히 꽁당보리밥을 먹으면서 동네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학생 애창 365곡집.

“거리의 아가씨를 익숙한 솜씨로
달콤한 사랑으로 꼬여 내려고
날씬하게 차리고서 나아갔더니
아가씨에 걸려든 것은 총각이었다네”

아름다운 Usku Dara의 꿈이었습니다.

 

/1999. 1. 1.

Mississippi River

: JJ. Cale을 따라 흥얼거리다

보시다시피 주어섬기기 어려운
그 참 쌍스런 이름이에요
아시다시피 무척이나 길고도 긴 강이라지요
늘 그랬다시피 흐린 날 황혼녘이면
더 그리운 얼굴
멀고 먼 이역 땅인들 무슨 상관인가요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길 아닌 곳인들 어찌 잊고 가겠나요
짝을 이룬 글자들 마냥
비켜가고 돌아가도 쌍쌍이라니
그렇게 굽이굽이 따라 흐르렵니다

 

 

+김종삼

 

/2001. 12. 8.

 

이빠니마

무슨 잘못 있었을까
태양이 구릿빛으로 타오를 때
오가던 눈빛일랑은 모랫벌만큼이나 길기도 했네
젊은 살결이 태양을 빛나게 할 때
나직한 한숨 소리 속절없이 모래알로 흩어지기도 했네
깜빡깜빡 눈길 속에 길이라도 있던지
깨알같은 사연으로 쏟아지던 이빠니마
어딘 줄도 모른 채 걸어보던 이빠니마
바람이 쓸어가고 파도가 훔쳤는데
비가 씻어내고 또 내가 지웠는데
모랫벌 발길로 가득할 날 기약하며
몰래 몰래 걷던 길
휘파람 불다 보면 한숨도 되고
안개도 되고

 

꿈을 찍는 사진관

노랑 저고리에 하늘빛 치마
그리운 얼굴 거기 있었지요
할미꽃 꺾어들고 봄노래 부르던
아련한 추억도 거기 있었지요

눈감으면 더 가까운 그리운 그곳
동쪽으로 5리, 남쪽으로 5리
서쪽으로 5리만 가면 되었지요
일곱빛깔 무지개 너머 일곱글자 파아란 글자
꿈을 찍는 사진관이 거기 있었지요
새하얀 창문에 새하얀 지붕
꿈을 찍는 사진관이 거기 있었지요

불도 안 켠 그 방이 어찌 그리 환했나요
깨알 같은 하늘빛 글씨가 어찌 그리 눈부셨나요
1호실 3호실 5호실 지나면 꿈을 찍는 7호실
어둡지도 않은 방이 꿈 그리면 어찌 그리 캄캄했나요

꿈을 찍는 것보다 더 힘든 건 꿈을 꾸는 일
허기진 마음에 미안하지만
하룻밤 그냥 주무세요 꿈을 꾸세요
그리운 이 만나는 꿈을 꾸세요
하얀 종이에 파란 잉크로 꿈을 쓰면 되었지요
그리운 얼굴 마음 속에 그리면 되었지요

책갈피에 꽂혀 있던 노란 민들레 카드
넘길 때 마다 그 얼굴 보여 주었지요
노랑 저고리에 하늘빛 치마
그리운 얼굴이 거기 있었지요

 

/2000. 5. 5.

 

 

16년 전의 어린이날에 동시처럼 썼지만 알다시피 이 글은 강소천의 <꿈을 찍는 사진관>을 요약하고 조금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의 놀라운 동화는 박화목의 <봄>과 더불어 내 삶의 어떤 지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나 자신의 한 부분처럼(심지어 내가 쓴 글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들의 쉽고도 놀라운 글 안에는 보르헤스가 있었고 싸이키델릭한 환상이 있었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道’가 있었나 보다. 내게 있어 <꿈을 찍는 사진관>은 시집의 제목처럼 느껴지고 그 이야기는 크고 작은 상실과 그리움에 대한 시처럼 여겨지곤 한다. 순이 대신 민들레 카드만 마음 속에 품은 채.

황혼에서 새벽까지

이제 떠날 시간이야. 척박한 나스카의 평원을 혼자 지나왔어. 나그네를 평안케 하는 버섯을 얻어왔지. 외로운 가슴마다 엘도라도의 빛을 주는 환영을 만나고 왔지.

꽃수 자수 긴치마에 검은 머리 여인이 태양의 처녀인양 춤을 추었어. 아카풀코에서 티후아나까지 안데스의 나비처럼 훨훨 날아올랐어. 몹시도 귀에 익은 그 노래, 플라멩코 가락 따라 반도네온의 아련한 소리가 돈 후안의 약초처럼 내 가슴에 불을 붙이고 있었지.

오래된 흙빛 탁자에 취해 엎어진 나는 홀로 마추픽추의 정원을 거닐다 희박한 대기 속에 떨고 있었어. 낡디 낡은 잉카의 조교弔橋가 위태로운 계곡에 걸려 있었어. 암흑보다 더 짙은 우림을 향해 끝없이 비는 퍼부어대었지. 면도칼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잉카의 성벽이 내 한숨에 무너지고 있었어.

이제 떠날 시간이야. 바닷가 모래밭에 하얀 눈물 뿌리며 다시 돌아오마던 깃털 달린 뱀 께짤꼬아뜰의 사라져버린 전설이었어. 스페인에 금과 은의 방을 내어준 아타왈파처럼 나는 가진 게 없어. 주인을 잃어버린 마야의 도시처럼 텅텅 비워버렸어.

어느 맑고 푸른 날 허기진 마음을 코카 잎사귀로 달래다 나는 떠났어. 내 가슴은 아즈텍의 심장처럼 흑요석 고운 날에 기꺼이 뜯겨나갔어. 아카풀코의 황금빛 꿈을 다시 보기 위하여.

 

i will hide and you will hide
and we shall hide together here
underneath the bunkers in the row.
i have water i have rum
wait for dawn and dawn shall come
underneath the bunkers in the row.

 

underneath the bunker, r.e.m., 1986

 

 

/2000. 5. 4.

 

바다가 육지라면

어이야 읊어보자 라면땅이 그 어디뇨
한발 외발 뛰지 말고 노랫가락 불러보자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라면땅 노래 불러 너도 찾고 나도 살자

콩 심은 데 콩라면 열 받아서 열라면
죄가 많아 신라면 놀란 가슴 쇼킹면
심심하면 설렁탕면 술이라면 사발면
일도양단 우유라면 짜증나서 짜장면

알곰삼삼 맛보면 잘나가는 맵시라면
전라면 버섯라면 제비 찾는 카레라면
겁이 나서 바싹 쫄면 나는 나는 뭐냐면
얼어죽을 물냉면에 맞아죽을 수타면

역마살엔 팔도라면 아픈 곳엔 된장라면
삐걱대면 안성탕면 승진에는 비빔면
외로워서 슬퍼면 괴로와서 술퍼면
웃고 살자 치즈라면 폼을 잡자 김치라면

독수공방 어우동에 긴밤을 새우라면
야심한 밤 새가 울면 무심한 맘 대신하면
눈물 담근 모밀면에 매정할손 칼국수야
가련하다 이내 신세 천부당 만부당면

작자미상 구전가요 인생무상 땡전가요
작자불쌍 누군가요 용감무쌍 박댄가요
라면가락 노래가락 잃어버린 반지가락
라면땅 노래불러 너랑나랑 같이 살자

어이야 갈 곳 많다 넓디넓은 라면땅아
한발로 뛰어 넘을 골목길에 라면땅아
어허야 눈물 같다 갈 곳 없는 진흙탕아
입맛처럼 돌아왔다 안개처럼 스러진다

네가 밀면 당기면 만신창이 떡라면
해가 뜨면 밤이 오면 뒤척이다 잠이 들면
꿈이라면 깨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당신이라면.

 
 
/2000. 4. 28.

브라질로 가요

“쌔앰 라우리이이이이이이……”

바비 빈튼의 블루 벨벳을 좋아하나요
그럼 브라질을 보세요
잔디밭의 잘려진 귀를 좋아하나요
그럼 브라질에 귀를 기울이세요
데이빗 린치의 하이웨이에서 길을 잃었나요
그럼 브라질로 가는 트럭을 타세요
이카루스의 꿈이 있고 사무라이의 어둠이 있는 곳
1984의 악몽이 솜사탕처럼 달콤한 곳
함께 브라질로 가는 거예요
블레이드 러너의 영상이 맘에 드나요
그럼 브라질로 가는 로킷을 타세요
스트레인지 데이즈의 초감각 헤드셋을 갖고 싶나요
그럼 브라질에 가서 구입하세요
THX1138의 이름을 가진 실험인간이 되고 싶나요
그럼 샘 라우리의 꿈을 꾸세요
듄의 사막풍경이 마음에 드나요
그럼 브라질의 날개를 가져 가세요
세상의 비디오 가게로 달려 가세요
영화전문점이라면 브라질을 찾으세요
그냥 허름한 동네 가게라면 여인의 음모를 찾아보세요
그 무슨 음모인지 모르겠지만 제목이 여인의 음모라네요
그 무슨 음모인지 알 것 같지만 여인의 음모는 아니겠지요
테리 길리엄이라는 위대한 감독의 작품이지요
복잡한 서류 때문에 삶이 숨막힌 적이 있었나요
그럼 브라질에 고발하세요
정의의 이카루스 어둠의 사무라이
샘-라우리의 멋진 한쌍이지요
자유의 배관공이 꿈을 꾸는 곳
텔레스크린 컴퓨터의 힘이 있는 곳
브라질이 당신이 원하는 걸 알게 해줄 거예요
이레이저 헤드의 흑백 악몽을 사랑하나요
그럼 브라질에서 이레이저 마인드를 실행하세요
러브레터 인 더 샌드를 좋아하시나요
그럼 브라질과 츔을 추세요
당신은 꿈의 날개로 사랑을 찾을 거예요
원자로 고문실에서 행복하게 죽을 거예요
브라질 브라질 우라질 브라질
온갖 빌어먹을 세상이 거기 있어요
온갖 꿈의 조서가 당신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세상이어요

 

 

/1999.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