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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e : 돌아가지 못한 밤

J. J. Cale, 1974.

 

 

케일은 이미 꿰고 있던 시절이었고, CD 앨범도 당연히 갖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조빙의 몽롱한 브라질을 보고 들은 이래 내 마음은 온통 “질서와 진보”라는 구호가 새겨진 국기를 지닌 나라로 가 있었고, 오직 Garota de Ipanema가 내 곁을 채우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녀가 영국에서 잠깐 한국에 왔고 그때까지 두 사람 사이가 아주 어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살짝 밤비가 내리던 밤이었다. 가디건이었거나 긴소매 티셔츠였거나 그랬을 것이다. 그녀는 지하철을 타고 와서 아무 말없이 옷 아래쪽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품속에서 레코드판 한 장을 꺼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앨범에 떨어진 약간의 빗방울을 소매로 닦아 내게 주었다. 품위도 없고 분위기도 없었지만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하곤 했던 것, 그게 그녀의 방식이었다. 이역만리에서 내게로 전해진 LP 1장 ㅡ 하지만 그것은 이별의 선물 같은 것이기도 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