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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가장 좋은 시

행 없이 행을 늘이고

끊어진 연으로 연을 이어 가지만

쓴 맛 없는 쓴맛뿐, 쓴 것은 없네

단 것도 없네

대개 짐이고 번민만 가득한데

내가 쓴 가장 좋은 시란

잠깐의 희망이 수십년 헛꿈으로 남은

아직 쓰지 못한 시

 

 

 

+<시인합니다>가 그랬듯 시 쓰기에 대해 나는 가끔 끄적여 왔다.
그때와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지금, 하지만 비슷하기도 한 지금이 있어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얼마전에는 할 수 없는 노릇이란 제목으로 또 그랬다.
무엇인지 어디인지 모를 중심(그런 게 있다면)의 언저리를
여전히 기웃거리면서 말이다.

할 수 없는 노릇

1년이 지났는지 2년이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장난 전광판인양 글 한줄 지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네요. 풀죽은 마음이 바늘 끝에서 안절부절입니다. 韻 타고 나지 못한 생이 運이라도 있고 없고 시인하기 힘든 일이지만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요, 이제 더는 할 수 없는 노릇, 하지만 안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10년이 지났는지 20년이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걷지도 멈추지도 못한 채 한 발 들고 잠시 잠깐 생각을 합니다. 어찌 못할 노릇으로 내게 날아온 당신, 붙들지 못한 당신을 평생토록 생각합니다.

 

 

/2019. 2. 13.